2017.12.04 (월)

  • -동두천 -0.1℃
  • -강릉 4.8℃
  • 맑음서울 -0.2℃
  • 맑음대전 2.3℃
  • 맑음대구 5.2℃
  • 맑음울산 7.7℃
  • 흐림광주 2.6℃
  • 맑음부산 9.1℃
  • -고창 2.2℃
  • 흐림제주 7.3℃
  • -강화 -0.3℃
  • -보은 0.8℃
  • -금산 1.6℃
  • -강진군 4.4℃
  • -경주시 6.7℃
  • -거제 8.9℃

공포의 파나마병 GMO 바나나로 위기극복

후자리움 곰팡이 바나나 멸종위기로 내몰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과일 중에 수입산 바나나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급기야는 10~11%를 차지하며 2016년에는 36만 4000톤을 수입하였다고 한다. 어느 사회나 인구가 증가하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바나나의 수요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하니 우리나라도 바나나 수요는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이 된다.


어렸을 때 기억으로 바나나는 잘사는 집에서나 먹는 고급 과일이었다. 비싼 바나나는 사서 먹질 못 할 때 바나나 맛 우유가 제품으로 나와 대박을 내기도 하였다. 잔칫집에 가서 야채와 과일을 마요네즈에 버무려 놓은 과일 샐러드에 바나나가 들어있으면 그것만 집중적으로 골라먹던 때가 있었다.
1987년 겨울 친구와 제주도에 배낭여행을 했었다. 바나나 값이 육지에서와는 다르게 훨씬 저렴해서 밥 사먹을 돈으로 바나나 한 뭉텅이를 사서 매 끼니때마다 먹었더니만 바나나만 쳐다봐도 질려버렸다. 그때부터 바나나는 잘 먹질 않게 되었는데 지금이야 값싸고 흔한 과일이 되었지만 30년 전에만 해도 귀한 대접을 받던 과일이 바나나였다.


아프리카 등 세계 인구 4억 명 식량 역할
최근 신문에 바나나의 천적인 곰팡이를 잡았다고 하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바나나에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 중에 후자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는 독종 녀석이 있는데 이 녀석에 감염이 되면 나무가 결국에는 죽게 된다. 바나나의 뿌리를 먼저 감염시키면서 결국에는 식물체 전체로 병이 확산되어 식물이 고사하게 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일단 병이 발병되면 4년 안에 바나나 농장은 완전히 파괴될 정도로 피해가 크게 나타난다. 후자리움 곰팡이는 바나나뿐만 아니라 일반 채소 작물에도 병을 발생시키는데 덩굴쪼김병이나 시들음병으로 농작물 재배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작물 전 생육기에 발생하며 특히나 시설원예 등 연작 토양에서 그 피해가 크다. 그 녀석이 바나나에서 발생시키는 질병을 파나마병이라고 하여 바나나 농장에서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세계에서 여덟 번 째 농작물인 바나나는 전 세계 인구 4억 명의 식량이기도 하다. 우리가 쌀을 주식으로 삼는 반면 우간다를 비롯한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는 바나나를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파나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염막기 위한 안간힘… 국제회의 변경
후자리움 곰팡이는 바나나에 아주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1950년대에 즐겨 먹던 달콤하고 진한 바나나 특유의 향을 지닌 품종인 그로 미셸(Gros Michel)이 파나마병으로 거의 멸종되다 시피 되어 지금은 아주 적은 면적에서만 재배가 되고 있다. 병원균에 약한 그로 미셸 품종의 뒤를 이어 파나마 병에 강한 캐번디시(Cavendish) 종이 개발되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캐번디시는 그로 미셸보다는 바나나 특유의 단맛과 풍미는 떨어지지만 파나마병에 강하여 전 세계 수출 바나나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바나나 농장에서 파나마병은 잊혀진 듯 하더니 1980년대 신종 파나마병이 대만에서 처음 발견됐다. 그 이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바나나 농장에 퍼져나가 결국에는 캐번디시 종 또한 멸종 위기종이 되었다. 현재 캐번디시 품종 바나나를 대체할 만한 종은 개발되지 않아 바나나 시장에 비상등이 켜져 있는 상태이다. 바나나 최대 주산지인 남미에서 아직 신종 파나마병이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남미로의 파나마병 유입을 막기 위한 온갖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남미에서 열리기로 했던 국제회의들도 잇달아 미국으로 장소를 옮기는 등 병을 막기 안간힘을 다 쏟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파나마 병에 강한 바나나 품종이 호주의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새롭게 개발된 품종은 기존 바나나와 맛도 비슷하고 수확량도 줄지 않아 곰팡이 병으로 부터의 시름을 당분간 안심해도 될 상황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 품종이 유전자 조작 바나나라는 것이다. 유전자 변형 작물인 GMO인 것이다.


GMO로 내성강한 바나나 육종
모든 생명체마다 각각의 설계도가 존재한다. 그것을 게놈(Genome)이라고 하며 모든 생명체 각각의 세포에 설계도가 하나씩 다 들어가 있다. 설계도라고 하면 건물과 같은 어떤 구조물을 건축하기 전에 나오는 것으로 설계도만 보면 그 구조물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몸 속 모든 세포 속에도 우리 몸의 설계도인 게놈이 다 들어가 있다. 그 게놈을 꺼내서 조작하는 것을 유전자 변형이라고 하며 그렇게 유전자가 조작되어져 만들어진 생물을 GMO라고 한다.
야생 바나나 중에 맛도 없고 생산량도 형편없는 아주 보잘 것 없는 바나나가 있었다. 그런데 이 바나나는 볼품은 하나도 없는 대신 파나마병에는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파나마 병에 감염되어도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바나나를 발견한 과학자들이 그 야생 바나나의 게놈(설계도)에서 파나마 병에 내성을 갖게 하는 부분 유전자를 찾아내서 캐번디시 바나나에 이식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캐번디시 바나나가 파나마 병에도 죽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밀과 쌀 그리고 옥수수 다음으로 중요한 식량 자원인 바나나를 멸종시키느니 유전자 변형된 것이라도 재배를 해서 섭취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나중에 어떤 문제점이 생길는지 아직은 모르니까 그냥 눈 딱 감고 GMO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미생물들이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의 식생활 패턴을 소리 없이 바꾸어 나가고 있다.  


<본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