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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돌발병해충

지구온난화로 인한
국내 아열대 기후 전환 가속

기후변화에 따른 돌발 병해충 발생 증가
예찰 및 예방 우선의 선제적 방제 중요
국내 농업특성 반영한 방제기술 도입 시급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 폭염 등 극한적인 이상기상현상이 잦아지면서 전세계 곳곳에서 작물생산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IPCC(IPCC, Inter 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기후변화의 원인 물질인 온실가스의 배출을 지금당장 획기적으로 줄이더라도 향후 수십 년간 지구 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상청에 따르면 범지구적 이상 기후와 함께 지구 온난화로, 국내 기후도 온대성 기후에서 아열대로의 기후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생태과 허지나 연구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의 발생은 폭염, 가뭄, 집중호우, 서리, 태풍과 같은 재해성 극한 기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상기상은 농작물에 직접적 피해는 물론, 농작물이 자라는 환경이나 수리시설과 같은 기반시설에 타격을 줌으로써 식량생산에 간접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기후변화는 병해충이나 잡초, 천적 등의 발생과 유익한 곤충의 멸종 등 식량생산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 ‘농작물 병해충 위기대응 실무매뉴얼’ 통해 대응체계 구축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은 농작물이나 일부 산림에 피해를 주는 돌발해충 및 외래해충의 발생을 초래하고 있다. 돌발해충은 한번 발생하면 피해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예방과 방제가 매우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은 ‘농작물 병해충 위기대응 실무매뉴얼’을 통해 도 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임무와 역할, 조치 및 유관기관과의 협조사항 등을 규정해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통해 농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매뉴얼에서는 병해충에 대해 일반병해충, 돌발병해충, 외래·검역병해충으로 구분하고 이들 정의와 관리주체를 규정하고 있다. 우선 ▲일반병해충은 농업인이 관리주체로 작물별 기상 및 재해, 시기별 발생하는 주요병해충과 농작물 병해충 예찰포·관찰포에서 발생하는 병해충을 말한다. ▲돌발병해충은 농업인 및 지자체가 공동 관리주체이며, 기후변화 및 작부체계 다양화 등에 의해 발생하는 병해충과 돌발적으로 발생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토착 또는 외래병해충을 말한다. 끝으로 ▲외래·검역병해충은 국가와 지자체가 공동관리주체로 금지병해충, 관리병해충 또는 이와 동등한 위험이 있는 병해충과 식물방역법 제31조에 따라 공적방제가 필요하다고 결정된 병해충을 말한다.


외래병해충이 박멸이 불가능하고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판단될 경우 병해충 예찰·방제대책회의 자문을 받아 농촌진흥청장은 외래병해충을 일반병해충으로 전환결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일반병해충이 일부지역에서 농·임산물 생산에 중대한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병해충 예찰·방제대책회의 자문을 받아 일반병해충을 돌발병해충으로 전환을 결정할 수 있다.(그림1 참조)

 


병해충 발생 위기에 대한 판단은 ▲주요 병해충의 경우에는 관련국가의 비래해충 발생상황 및 국내 비래정도, 기상 및 예측모형에 의한 병해충 발생 위험 전망, 병해충별 발생 예상되는 시기에 발생 밀도 및 확산 정도, 기상 전망에 따른 병해충 확산 및 피해 예상 정도에 따라 판단한다. ▲돌발병해충의 경우에는 병해충별 발생 시기에 따른 피해상황 및 지역별 확산 정도와 기상전망에 따른 병해충 확산 및 피해 발생 정도에 따라 판단한다. ▲공적방제대상인 외래·검역병해충의 경우에는 주변국의 외래·검역병해충 발생정보, 금지병해충 또는 관리병해충 여부 및 위험성 정도, 신종 병해충의 국내 유입시 위험성 정도, 농작물 수출입에 미칠 수 있는 피해 가능성에 따라 판단하게 된다.


효과적 방제 위해서는 농경지 인근까지 종합적 방제 필요
최근 국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과실파리류 등의 돌발해충으로 인한 농작물피해가 커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 돌발해충 중 하나인 갈색날개매미충은 지난 2010년 충남 공주시와 경기도 고양시의 산지에서 최초 발생해 국지적인 양상을 보였으나, 2018년도에는 92개 시군으로 확산되었고, 현재 전국으로 확대되어 피해가 보고되는 등 발생강도가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돌발병해충인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의 경우 줄기나 껍질 틈에 알을 낳기 때문에 알을 발견해 약제를 살포, 방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유충시기뿐만 아니라 성충(비래충)시기에 방제함으로써 알을 낳는 개체수를 줄여 유충발생밀도를 줄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이들 해충들은 작물의 즙액을 빨아먹는 흡즙해충으로 작물에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흡즙 후 배설물로 인해 2차적으로 그을음병을 유발해 작물에 더욱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


또한, 갈색날개매미충은 사과·복숭아 등 핵과류와 블루베리·산수유 등 목본류는 물론이고 보존성이 높은 산림자원이나 생활권역의 조경수 등 집계된 것 만 138종의 넓은 기호성을 보이며, 산림 및 농업환경에 그치지 않고 생활권역까지 위협을 주는 심각한 해충으로 자리하고 있다.


유기농자재 제조업체 관계자는 “갈색날개매미충은 작물에 대한 섭취 기호성이 매우 넓어 농경지뿐만 아니라 인근 산림지역에도 서식하고 있다”며 “농경지 주변 산림 등에 대한 별도의 방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에서는 원활한 생육이 가능해 높은 밀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산림 등에서 성장한 성충들이 농경지로 다시 유입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농업 현장에서는 작물 재배지 및 과수원 등 생산지역에서 독립적인 방제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효과적인 살충약제 기반의 방제기술이 미흡하고, 산란시기를 포함해 산림 및 주변 환경에서 유입되는 성충에 대한 유입 방지에 한계가 있어, 각 농민들의 독립방제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져 고충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진흥청은 산림청, 지자체 등과 함께 지난 2015년부터 돌방병해충 예찰·방제 협의회를 구성해 매년 예찰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방제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2~3월, 전국 시·군농업기술센터와 지방산림청·지자체에서 실시한 지역별 돌발해충 월동란(겨울을 보낸 해충의 알) 조사를 바탕으로 월동란 부화시기를 예측해 방제효과가 높은 시기를 결정해 방제구역 및 방제방법 등을 설정했다. 또한, 전국 지자체 중심의 돌발해충 방제 보조사업을 통해 농업인과 함께 갈색날개매미충 등에 대한 권역별 밀도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년 6월 최초 성충 출몰을 시작으로 산란기인 9~10월까지 수차례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그림2 참조)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이 지난 2~3월 실시한 돌발해충 조사결과에 따르면, 관내 돌발해충 월동란 발생은 전년도 보다 18.5% 감소한 11시군 1,213헥타르(ha)로 조사됐으나, 겨울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9℃ 높아 월동란 부화시기는 전년보다 2주 이상 빠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토대로 시군 및 관계기관 협의회 개최를 통해 방제구역을 설정하고 공동방제의 날을 지정해 방제 사업을 추진했다.


도농업기술원 김희열 기술보급과장은 “돌발해충의 성충은 이동성이 높아 방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월동란 부화시기에 맞춰 적기방제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과수원 내 예찰과 방제작업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도 지난 6월 하순까지를 ‘경상남도 공동방제’ 기간으로 지정하고 도청 산림녹지과와 협업해 주요발생지역인 김해, 밀양, 거창지역에서 농경지와 산림지역 동시 방제를 추진했다.

 

도농업기술원 손창환 기술보급과장은 “돌발해충 피해경감을 위해 관계기관과 공동방제를 통해 돌발해충 발생 밀도를 낮추도록 노력하겠다”며 “과수원 방제 시에는 농경지뿐만 아니라 주변 산림지역까지 방제범위를 확대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전국적인 지자체 중심의 돌발해충 방제 보조사업으로 인해, 전년 대비 돌발해충의 밀도가 줄었다고 보고되고 있는 반면, 대상해충의 서식 면적과 높은 이동성으로 인해, 농민들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돌발해충에 대해 지속적인 피해를 받는 등 방제의 체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산란시기를 포함해 산림 및 주변 환경에서 농경지로 유입되는 성충에 의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자체 중심의 방제에서 가시적인 방제효율을 제시하기에는 상당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돌방해충방제 보조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현재 농민들에게 돌발해충 방제용 약제를 공급해 독립방제를 유도하고 있으나, 시중 방제가가 높은 약제 및 상시적인 방제수단이 미흡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국내 농업특성을 반영한 효과적인 돌발해충 방제기술에 대한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마 이후 높은 습도와 병해충 발생 증가 우려
올해는 긴 장마기간 및 집중호우로 인한 농경지 침수 등 농업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농업분야 침수피해 면적은 27,740헥타르(ha)로 잠정 집계됐다. 벼 2만2,138ha, 채소 1,543ha, 밭작물 930ha, 논콩 792ha, 과수 331ha 순이다.


농업 생산현장은 지난 7월 기상여건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8월 집중호우까지 겹치면서 농작물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성장에 필요한 일조량도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장마가 지난 뒤에는 습도가 높아 농작물 생육과 생산량에 악영향을 미치는 병해충 발생의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와 농협도 농가의 방제작업을 적극 지원한다. 8월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지역이 광범위하고, 농작물 이외의 피해도 적지 않아 농가 단위의 자율방제와 지자체 방제 장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농협은 들녘경영체 등에서 보유한 광역살포기·드론 등의 방제장비를 동원해 집중적으로 농작물 병해충 방제작업을 실시하고, 이후에도 발생 상황을 고려해 추가 방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농협은 광역살포기 120대, 드론 350대, 무인헬기 210대 등의 방제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들녘경영체는 광역살포기 59대, 방제용 드론·헬기 37대 등의 장비를 가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박수진 식량정책관은 "과거 경험하지 못한 기상 상황임을 감안할 때 병해충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병해충 방제에 나서야 한다"’며 "농가는 신속히 방제를 하고, 지자체·기술지도기관·농협·생산자단체도 영세·고령농 경작지 등 방제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적기 방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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