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3 (목)

  • 맑음동두천 3.7℃
  • 흐림강릉 8.7℃
  • 구름많음서울 6.7℃
  • 구름조금대전 7.7℃
  • 구름많음대구 5.6℃
  • 구름많음울산 7.0℃
  • 연무광주 8.4℃
  • 구름많음부산 9.1℃
  • 흐림고창 5.6℃
  • 구름많음제주 9.8℃
  • 구름많음강화 5.5℃
  • 흐림보은 5.6℃
  • 구름많음금산 7.5℃
  • 맑음강진군 7.8℃
  • 흐림경주시 7.2℃
  • 구름많음거제 8.7℃
기상청 제공

미생물이란? 26. 질소와 미생물

공기 중 질소를 유용한 양분…‘질소고정세균’“미생물 본인의 확실한 의지에 따라 생존해”

 
오늘은 식물에게 4번째로 많이 필요한 성분인 질소(窒素 : Nitrogen, 약자로 N)와 관련된 미생물에 대하여 알아보자. 질소는 식물체 내에서 단백질, 핵산(DNA), 호르몬, 엽록소 등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에는 78%의 질소와 21%의 산소 그리고 기타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공기 속에 78%나 차지하고 있는 질소는 질소 두개가 찰떡같이 딱 붙어있는 형태(N₂)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안정한 물질로서 식물에게는 도저히 흡수할 수 없는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이다.

식물이 영양성분으로 흡수할 수 있는 질소는 암모니아(NH₃)나 질산(NO₃)의 형태인데 공기 중의 질소는 그런 것과는 너무 멀기 때문에 흡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빈혈이 있는 사람이 철분이 필요하다고 해서 커다란 철 막대기를 핥아 먹어봤자 빈혈이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사람이나 식물이나 영양성분은 그 흡수되는 고유의 형태가 있는 것이다. 공기 중의 질소는 식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런 상태이다.

그러나 가끔 예외가 있는데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칠 때 그 주위는 3만℃가 넘는 초고온이 순간적으로 발생을 하는데 그때에만 비로소 공기 중의 질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변하기는 한다. 그래서 천둥 번개가 많이 치는 해에는 농사가 풍년이 들것이라고 한 우리 조상들의 옛이야기는 과학적인 근거가 충분한 것이다. 천둥번개로 인해 하늘에서 농사에 귀중한 금비(金肥)를 만들어 땅에 뿌렸던 것이다.

질소를 양분으로 ‘디니트로게나제’
그런데 3만℃까지 온도를 안올리고도 공기 중의 쓸데없는 질소를 식물에게 유용한 양분으로 만들어 주는 희한한 물질이 있으니 그 물질 이름을 Denitrogenase(디니트로게나제)라고 한다. 이 물질은 효소의 한 종류인데 능력은 너무 대단해서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암모니아로 쉽고 간단하게 바꾸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효소의 작용에 의해 식물에게는 쓸데없는 공기 중의 질소가 쓸모 있는 유용한 암모니아로 바뀌는 것이 연간 지구 전체에서 자연적으로 변화하는 질소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식물에게는 너무나 유용한 이 효소를 불행하게도 식물은 가지고 있지를 않다. 만약에 식물이 이 효소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애써 요소와 같은 질소 비료를 굳이 안 넣어 주어도 작물은 잘 자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미생물 중에 이 특별한 효소를 가지고 있는 생물이 있는데 바로 세균이다.

세균만이 이 효소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나 세균 중에서도 이 효소를 가지고 있는 세균을 ‘질소고정세균(Nirtogen fixation bacteria : 窒素固定細菌)’이라고 한다. 이러한 분류에 속하는 세균으로 Rhizobium(리조비윰), Azotobacter(아조토박터), Clostridium(클로스트리듐)등이 있다. 질소를 고정하는 세균들 중에 일부는 공기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공기가 없는 곳에서 자라는 혐기성 미생물이다. 그 이유는 공기 중에 있는 질소(N₂)를 암모니아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그 특별한 효소(dinitrogenase)가 산소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 효소는 공기와 접촉을 하면 활성을 쉽게 잃어버린다.

콩과 뿌리혹박테리아의 ‘공생’
콩을 재배하면서 뿌리를 유심히 관찰하면 뿌리에 콩알만 한 혹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을 사람들은 ‘뿌리혹박테리아’라고 한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콩과 식물과 공생을 하는 세균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뿌리혹박테리아가 바로 질소 고정 세균이다.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질소고정세균은 대부분 공기를 싫어하는 혐기성 미생물이기 때문에 콩의 뿌리 속에 들어가 혹을 만들면서 콩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은 뿌리혹박테리아를 모든 작물의 뿌리에 접종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뿌리혹박테리아를 작물의 뿌리 부근에 넣어주어도 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뿌리혹박테리아는 모든 식물과 공생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식물하고만 궁합을 맞춰 존재한다. 특별히 작물이 성장하는데 많은 양의 질소가 필요한 식물에만 골라서 공생을 하는 것이다.

그 방법이 바로 콩 뿌리에서 뿌리혹박테리아가 좋아하는 물질들을 토양으로 분비해서 뿌리혹박테리아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뿌리혹박테리아는 자기가 좋아하는 물질을 따라 콩 뿌리 주변으로 몰려들고 콩 뿌리가 유혹하는 대로 뿌리 속에까지 들어가서 콩으로부터 포도당을 받아먹으면서 편하게 살게 된다. 이렇게 뿌리 속으로 세균이 들어가 혹을 형성하게 되어 뿌리혹박테리아라고 부르는 것이다. 뿌리 속으로 들어간 뿌리혹박테리아는 콩이 흡수할 수 있게끔 공기 중의 질소를 잘 요리해서 품질이 좋은 질소 비료를 콩에게 공급을 한다. 이렇게 콩과 뿌리혹박테리아는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 진정한 공생(共生)을 하는 것이다.

뿌리혹박테리아를 모든 작물에게까지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하여 많은 학자들이 연구도 진행을 해보았다. 그러나 결과는 콩과 작물에게만 적용이 되고 콩과 작물 중에서도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이 가능한 종이 있고 어떤 콩과 작물은 공생이 전혀 안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즉 특정한 콩과 작물만이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뿌리혹박테리아는 필요할 때만 서식하면서 작용을 하는 것이지 모든 식물과 공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식물도 뿌리혹박테리아를 유인할 수 있는 식물이 있고 유인할 수 없는 식물이 있다. 아무리 하찮고 단순한 미생물이라도 본인의 확실한 의지에 따라 생존해나가고 있다.




포토뉴스




배너



기술/제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