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수제 맥주 제조에 국산 원료 이용을 확대하고 품질 차별화를 꾀하고자 검정 유색 보리 ‘흑호’ 맞춤형 맥아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요 품종별 맥주보리·맥아 사진 및 맥아수율
맥아는 맥주 제조에 있어서 필수적인 주원료(맥아, 홉, 효모, 물)로 맥주보리(두줄보리)를 침지, 발아, 건조 과정(제맥, malting)을 거쳐 만든다.
농촌진흥청 수확후이용과는 자체 개발한 ‘흑호’로 맥아를 만들었을 때, 전분 소실이 약 1.4%로 낮은 것을 확인했다. 반면, 발효당 함량은 약 41%, 전체 전분 대비 발효당 비율은 85%로 높게 나타나 맥주 원료 가치가 우수함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이어 일반적인 제맥 온도보다 1~2도(℃) 낮춰 맥주보리를 발아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싹 길이를 조절함으로써 기존보다 효소활성을 증가시킨 ‘흑호’ 맞춤형 맥아 제조 방법을 개발해 특허출원하고 업체에 기술을 이전했다.
이 기술을 적용했을 때 ‘흑호’ 맥아의 전분 함량은 63~65%였으며 효소활성은 기존보다 8~24% 증가한 159~197유닛(Unit)/g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맥즙 당도가 16.2에서 16.6브릭스(°bx)로 증가해 맥주 알코올 생성이 원활해짐을 알 수 있었다. 아미노산도 역시 2.76에서 3.19로 증가해 소비자 기호에 맞는 맥주 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미노산도는 원료에 포함된 단백질이 분해효소 작용으로 유리되는 아미노산을 측정한 수치. 적당량의 유리 아미노산은 주류에 감칠맛을 부여하여 기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흑호’ 맞춤형 맥아 제조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는 ‘흑호’ 재배부터 맥아 제조, 맥주 생산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백화점, 하나로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하태정 수확후이용과장은 “이번 연구는 수입 원료에 의존하는 맥주 시장에서 국산 원료의 맥아·맥주 가공 우수성을 밝히고, 산업화로 연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국내 개발 품종의 우수성을 구명하는 연구에 매진해 실용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