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경상국립대학교(장유신 교수 연구팀)와 함께 영농 폐비닐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선발하고, 이를 활용한 분해 공정 기술도 개발했다.
영농 폐비닐 주성분은 매우 단단한 화학 구조를 가진 난분해성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으로, 자연 분해가 어렵다.
저밀도폴리에틸렌(Low Density PolyEthylene)은 탄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두 개가 결합한 에틸렌 단량체가 가지(branch) 구조로 연결된 고분자 물질이다.
《공정에 의해 분해된 저밀도폴리에틸렌 필름 현미경 관찰》
주로 토양에 묻어 폐기하는 영농 폐비닐로 토양 오염 등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저밀도폴리에틸렌을 친환경적으로 생분해할 수 있는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생물을 이용해 저밀도폴리에틸렌을 생분해하기 위해서는 첫 단계인 표면 산화에만 수개월이 걸린다고 보고돼 다양한 미생물 선발과 분해 공정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저밀도폴리에틸렌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 ‘아시네토박터 노소코미알리스(Acinetobacter nosocomialis) GNU001’를 선발하고 배양 조건을 최적화했다.
*배양 온도 37℃, 산성도(pH) 5-9, 탄소원(과당), 질소원(효모 추출물)
또한, 지금까지 보고된 저밀도폴리에틸렌 분해 속도보다 1.5~4.5배 빠른 미생물 분해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선발한 미생물을 양분이 풍부한 배지에서 대량 배양해 세포 밀도를 높인 다음 저밀도폴리에틸렌 필름이 포함된 배지에 넣어 생물반응기에서 함께 배양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28일 만에 저밀도폴리에틸렌 필름에 구멍이 뚫리는 것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저밀도폴리에틸렌 분해능이 확인된 ‘아시네토박터 노소코미알리스 GNU001’ 유전체를 분석, 관련한 핵심 유전자와 효소를 발굴했다. 시스템 대사공학을 기반으로 효소를 개량해 저밀도폴리에틸렌 분해능을 높이고, 세포 표면에 분해 효소를 발현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합성 미생물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pplied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IF 3.9)에 게재됐으며 미생물 특허 등록도 특허명 ‘플라스틱 분해 활성을 갖는 신규한 미생물(10-2461894-0000)’로 완료됐다.
농촌진흥청은 연구 결과를 앞으로 추진할 폐플라스틱 저감 기술과 새활용(업사이클링)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김상범 농업미생물과장은 “이번 연구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영농 폐비닐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 영농 폐비닐을 포함한 농업부산물 처리와 자원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농업 환경문제 개선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