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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생물이란? 57. 광합성 세균

“식물 아닌 세균도 광합성 작용으로 살아간다”

미생물 중에 광합성 세균이 있다. 이들은 외부에서 빛을 쬐어줘야 잘 자라는 세균이다. 광합성 세균을 잘 배양하려면 그 세균이 원하는 적정 파장대를 가지고 있는 빛을 쬐어주어야 한다. 광합성 세균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ATP를 가지고 이것저것 필요한 일들을 진행하는데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지난 여름 무더위에 밤새 뒤척이며 잠 못 들던  때가 언제 있었나싶게 아주 상쾌하다. 습기도 없고 시원한 이런 날씨에는 그동안 못 다 읽었던 책을 보거나 더위 때문에 미뤄놓았던 일들을 꺼내서 마무리하기 아주 좋은 때라고 생각된다.

이제 추석도 지나고 절기로는 추분(秋分)을 지나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간다는 한로(寒露)를 향해 치닫는 때이다. 올 한해를 뒤돌아보고 내년을 맞이할 계획이나 작업을 지금부터 여유있게 진행하기에는 너무 이른 걸까?  모든 생물은 내부에 축적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특히 생물체내 안정적인 형태나 환경, 생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항상성이 깨지면 존재의 위협까지도 받을 수 있다. 사람은 체온을 36~37℃를 유지하기 위해 항시 긴장을 하고 있다. 외부 환경이 덥거나 추워지면 우리 몸의 온도도 덩달아 변하는데 그렇게 체온이 수시로 변하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 몸은 에너지를 소모해 가면서 적정 체온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기능보다도 우선적으로 작동이 된다.
이렇게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짜로 되는 것이 아니고 에너지 소비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게 에너지가 소비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곳에 사용할 에너지가 줄어들게 되고 다른 일을 할 여력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의욕도 안생기고 힘은 더 드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같은 날씨에서는 우리 몸이 체온을 유지하는데 별 힘은 안들 것이다. 그러다보니 에너지 사용에 여유가 생기고 몸에 활력도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때에는 뇌에 에너지 공급이 늘어나 집중력도 향상되고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사람이나 미생물이나 우리가 재배하는 작물이나 똑같이 적용된다. 즉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한 것은 모든 살아 있는 생물의 공통점인 것이다.
미생물 중에 광합성 세균이 있다. 이들은 외부에서 빛을 쬐어줘야 잘 자라는 세균이다. 그래서 실험실에서 광합성 세균을 배양할 때는 빛을 쬐어 배양을 한다. 똑같은 광합성이지만 식물 잎에서 일어나는 광합성과는 다르다. 식물의 광합성은 잎에 있는 엽록소에 빛이 들어가면 물과 이산화탄소가 포도당으로 만들어지는 반면에 광합성 세균은 포도당이 만들어지지 않고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미생물의 에너지는 ATP라고 하는데 자동차의 휘발유와 같은 것이다. 광합성 세균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ATP를 가지고 이것저것 필요한 일들을 진행하는데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광합성 세균은 외부 환경에 상당히 민감하다. 요즘 실험실에서 광합성 세균 배양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어떤 녀석은 빛이 오는 방향으로 벽에 딱 달라붙어서 자라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녀석들도 있다.
광합성 세균도 종류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로도슈도모나스(Rhodopseudomonas spp.), 로도박터(Rhodobacter spp.) 등이 있다. 광합성 세균을 배양하는 일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바실러스(Bacillus spp.)나 효모(yeast)와 같은 미생물들은 배지 조건과 온도만 적당하게 맞춰주면 배양하는데 어려움이 없는데 반하여 광합성 세균은 다루기가 쉽지는 않은 미생물이다.
말 그대로 광합성 세균이니까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빛을 공급해주어야 하는데 빛이 어떤 종류냐에 따라 이 녀석들의 성장 정도가 결정된다. 빛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파장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빛의 종류가 결정이 된다.

 

광합성세균 종류 따라 쬐어야 하는 빛이 다르다
보통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시광선(문자 그대로 눈으로 느낄 수 있는 빛)은 파장이 500~600nm 부근인 빛을 말하고 파장이 400nm 이하인 빛을 자외선이라 하는데 이들은 파장이 짧은 만큼 파괴력이 강해 식기 소독이나 살균 등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자외선에 눈이 오래 노출되면 실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 적외선이라고 하는 빛도 있는데 이것들은 파장이 800~900nm인 것을 말한다.
광합성 세균이 어떤 종류냐에 따라 쬐어주어야 하는 빛이 달라지게 된다. 우리 실험실에서는 광합성 세균을 배양할 때 백열등을 사용하는데 백열등은 열이 많이 나와서 인큐베이터나 배양실의 온도를 올리는데 한 몫을 한다.
연구 초년생 시절 광합성 세균을 배양하기 위해 인큐베이터 속에 광합성 세균을 넣고 아무 생각 없이 백열등을 켜준 상태로 퇴근했다가 다음날 인큐베이터 온도가 50℃ 넘게 올라가 실험을 망친 적이 있었다. 온도는 미생물 배양에 있어서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인데 온도가 45℃ 이상 올라가면 빨갛게 자라야 할 광합성 미생물들이 검은색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온도가 너무 높아서 발생한 현상이다. 그렇다고 열이 발생 안 되는 형광등으로 교체를 하면 또 배양이 잘 안 되는 문제들이 생긴다.
광합성 세균을 잘 배양하려면 그 세균이 원하는 적정 파장대를 가지고 있는 빛을 쬐어주어야 한다. 또 광합성 미생물 중에 Cyanobacteria(시아노박테리아)라는 미생물이 있는데 시아노박테리아는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해왔던 광합성 세균하고는 다소 차이가 있다. 시아노박테리아의 광합성은 식물의 광합성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광합성 세균은 빨간색으로 자라는데 실험실에서 빛을 공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양하면 자라기는 하는데 빨간색을 띄지 않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아마도 빛을 쬐어주어야만 클로로필(Chloropyll)이나 카로티노이드(Carotenoid)와 같은 광합성 색소가 활성화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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