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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소면적 작물 그룹화’ 추진 배경과 전망

다(多)작물 1적용농약 가능해져

소면적 작물 재배 농가에 도움

우리나라에는 신선 상태로 소비되는 엽채소류의 종류가 많으며, 최근에는 신 소득작물로서 과거에는 재배되지 않던 다양한 엽채소류 종들이 도입되어 재배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작물들이 적은 규모로 산재되어 재배되고 있지만 발생되는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는 농약의 수는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농약을 사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농약 오남용에 따른 재배농가의 피해는 물론 잔류농약 부적합 농산물 발생 보도를 접하는 소비자에게는 불안감을 갖게 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엽채류의 경우 200여종이 넘지만 재배면적이 적어 농약회사에서 수익성을 이유로 농약 등록을 기피해 병해충 방제에 필요한 적용 농약이 없거나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일부 농가에서는 해당 작물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 사용으로 농산물도매시장 등에서 잔류농약 검사시 잔류허용기준을 엄격히 적용받아 부적합 농산물로 처리돼 출하중지, 회수폐기, 과태료처분 등의 불이익을 받아왔다.

2012년 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조사한 농산물 54 품목 1만4093건의 농약 잔류분석 결과는 367건의 부적합 건수 상위 10개 품목 중 9 품목이 신선 엽채류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2012)의 ‘2011 식품수급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선채소의 자급률은 90.4%로 쌀 83%와 과실류 78.5%에 비교하여 높다.

 

국내 신선엽채류 200여종 재배돼
농약등록에 필요한 비용에 비해 경제적 이윤을 얻지 못하는 소면적 작물을 대상으로 1998년부터 농촌진흥청은 직권등록 시험을 통해 농약을 등록해 오고 있다. ‘농약직권시험상시수요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농약의 수요를 상시 조사하고 있으며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우편이나 인터넷으로 접수가 가능하다.


국제적으로 소면적 작물과 특용작물의 원활한 농약등록을 위하여 작물 그룹화와 외삽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2011년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OECD)는 작물 그룹화를 위한 원칙으로 포장시험 가이드라인에서 몇몇 대표작물의 포장시험성적을 소면적 사용을 위한 동일 작물그룹이나 하위그룹에 속하는 관련 작물들로 확대하는 메카니즘을 제공했다.


그룹내 대표작물은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중요하고 높은 잔류량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은 작물로 정하고, 만일 Good Agricultural Practice(GAP)가 작물 그룹내에서 비교가능하다면 그룹 잔류허용기준을 그룹내 모든 작물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 농약잔류분과위원회(Codex Committee on Pesticide Residue, CCPR)에서는 채소류 분류에서 엽채소류 그룹을 비결구 배추속 엽채류, 엽채류, 근채류 잎, 싹 채소, 어린 잎 채소 등 9가지 하위그룹으로 세분화해 논의 중에 있다.

 

농진청, 현장 수요 농약 상시 조사
제45차 CCPR(2013)에서 논의된 농약잔류허용기준의 외삽을 위한 작물군의 대표작물 선정의 예시로 배추속 엽채소류 하위 그룹은 겨자채와 케일을, 엽채소류 하위 그룹은 시금치와 상추를 대표작물로 정하고 있다. 한편 각 국가마다의 농약잔류허용기준을 적용하는 작물 그룹과 대표작물들은 해당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달리 운영되고 있다.


미국 환경청은 21개 작물군을 두었으며, 십자화과 엽채류는 겨자채를, 엽채류는 상추와 시금치를, 경채류는 셀러리를 대표작물로 정했다. 그룹 기준 설정시 필요한 시험작물과 작물별 포장 수를 별도 설정하고 있다.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는 작물의 가식부위 출현 후 수확기 근접 살포되는 농약의 외삽을 그룹별로 지정했다.


‘엽채류와 신선 허브류 그룹’ 중 상추와 기타 샐러드 작물 하위그룹에서는 상추의 성적으로 전체 상추와 기타 샐러드 엽채소 그룹으로 외삽이 가능하며, 시금치와 유사한 엽채류 하위그룹에서는 시금치의 성적으로부터 전체 시금치와 유사 그룹으로 외삽하고, 로케트, 적겨자채, 배추속 엽채소 및 싹채소로 외삽이 가능하다. 상추 성적으로부터 전체 시금치와 유사 그룹으로 외삽한다. 외삽은 이용 가능한 자료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 그 범위 이상의 값을 구할 수 없을 때 관측된 값을 이용하여 한계점 이상의 값을 추정하는 것이다.


엽채류는 표면 매질의 특성이나 형태적 특성이 다른 다수의 작물들이 해당 그룹에 넓게 분포된다. 약제살포 후 초기부착량 대비 잔류농약의 비율을 이용하면 청경채, 적근대, 케일 및 잎브로콜리는 잔류량이 낮은 작물로, 치커리, 상추, 쑥갓, 아욱은 잔류량이 높은 작물로 나누어진다.


가식부위의 발현시기도 외삽의 중요한 요인인데 엽채류는 농약 살포시 가식부가 항상 발현되어 있어 외삽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경엽 살포 농약의 잔류량을 비교하여 잔류성 시험성적 상호인정을 위한 그룹화를 하려면 농약 부착량과 작물 생장에 따른 잔류경감 패턴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GAP 측면에서 일정한 수확기간 동안 어린잎을 남겨두고 상품성 있는 크기의 잎을 순차적으로 잘라서 수확하는 연속수확 작물로 상추, 겨자채, 케일 같은 쌈채소로 소비되는 다수의 작물들을 포함하며, 파종 후 포기로 일시에 수확하는 시금치나 얼갈이배추와 구분하였다.


병해충 방제를 위해 작물마다 동일한 조건에서 농약을 살포한 뒤 농약 잔류량을 분석해 농약잔류 특성이 비슷한 작물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그룹화 하고, 같은 그룹에 속하는 작물들은 병해충 발생시 약효 및 약해의 확인만으로 한 농약을 여러 작물에 동시에 적용하여 등록할 수 있게 되었다.


농진청은 2010~2012년까지 3년간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상추, 쑥갓, 들깻잎 등 엽채류를 대상으로 작물그룹화를 추진해 얼갈이배추, 시금치, 들깻잎, 겨자채, 미나리, 쪽파를 중심으로 6가지 작물군으로 농약등록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2013년 ‘농약 및 원제 등록 기준’을 개정한 바 있다.


기존의 ‘1작물 1적용농약’에서 ‘다(多)작물 1적용농약’ 등록이 가능해져 농약 등록에 소요되던 시간과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으로 엽채류 외에 약용작물과 잡곡류에도 그룹화를 적용할 계획이다.


손경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자재평가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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