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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작물기계화 성공전략]임대사업 개선 통해 밭작물기계화 촉진

주산지 중심 일관기계화 시스템 마련



정부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내년까지 400개소로 확대하고, 밭농사용 농기계의 수요증가에 대응하겠다는 농기계임대사업 개선 방향을 내놓았다.


조장용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 과장은 지난달 24일 전주혁신도시 농촌진흥청 종합연찬관에서 열린  ‘2015 밭작물기계화 촉진을 위한 임대사업 세미나’에서 농업인의 요구가 많지만 아직 기계화율이 낮은 이식·수확작업 농기계와 부속작업기의 다양한 공급과 수량 확보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콩,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품목별 주산지를 중심으로 파종, 이식부터 수확까지 단계별 농기계를 임대할 수 있도록 일관기계화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세미나는 한중 FTA 발효 등 시장개방과 농촌 노동력 부족을 밭농사의 기계화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현실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개최됐다.


임대사업소, 늘리는 것 중요하지만 내실이 관건
농기계임대사업은 농촌인구 감소 및 노령화로 노동력이 줄고 있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소량다품목 생산으로 기계화가 어렵고 농기계의 이용효율도 저하되는 현실과 영세농의 농자재비 부담을 덜고 시장개방으로 인한 농가 피해도 줄인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농기계임대사업은 2002년 ‘농업기계화 5개년 계획’에 반영됐고 벼농사에 비해 기계화율이 떨어지는 밭작물 위주로 농기계 공동이용 활성화를 위한 임대사업을 추진해 왔다.[도표 1]



정부는 2004년부터 시군이 주체가 되어 시행해온 임대사업에 대해 농가의 농기계 구입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농기계 이용률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자체의 농업지원사업 중 만족도가 높은 사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1996년 40%에 그쳤던 밭작물기계화율을 2014년 56.3%로 높이는 역할도 했다는 것이다. 현 임대농기계의 대당 작업일수는 10.5일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14년말 336개에 이르는 임대사업소는 운전·장비인력 부족과 낮은 기계 임대료 책정으로 인한 구조적인 적자와 신규 재투자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소규모 밭농사용 농기계와 부속작업기 위주로 구성돼 농업인 임대수요에 미흡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업생산비 절감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밭작물기계화를 촉진하는 농기계임대사업을 개선하고 향후사업을 정비해야 하는 당위성을 안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장용 농기자재정책팀 과장은 임대사업소의 원활한 운영과 문제점 해소를 위해 몇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먼저 운전 정비인력의 상당수가 일용직이고 이직률이 높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대사업소의 최소 필요인력 기준을 설정해 농업기계화촉진 시행규칙 개정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 농기계 구입가격의 0.2∼0.5% 수준인 임대료를 2% 수준으로 현실화할 것을 지자체에 권고하고, 필요시에는 사업시행지침서에 ‘구입가격 1%’를 임대료 최저한도로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사업소의 운영실적, 성과의 평가에 따라 우수사업소는 지원을 확대하고 차등지원을 통해  운영 내실화를 꾀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임대사업소와 농협 농기계은행과의 연계를 강화해 기계 보유와 임대 현황을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임대사업과 은행사업의 융합운영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주요품목 주산지 일관기계화 지원 확대, 운반과 농작업대행 서비스 확대를 위한 추진 방안도 마련한다.


현장의 요구에서 출발… 일관기계화 통해 생력화
이날 밭작물기계화 연구동향 및 실용화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도 이어졌다. 최용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생산자동화기계과 농업연구관은 마늘의 경우 기존 10a당 278시간의 노력을 필요로 했으나 쪽분리-쪽선별-파종-수확-줄기절단-선별 등의 생산 일관기계화를 통해 164시간으로 41%의 노력절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양파는 파종-정식-줄기절단-굴취-수집-운반 등의 일관기계화 과정을 통해 같은 면적에서 76%의 노력절감 효과를 거뒀다. 콩은 생산 일관기계화를 통해 82%의 노력절감 효과를 거뒀고 인삼의 경우 15%의 노력절감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밭작물의 생산 일관기계화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농사에서 경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마늘의 경우 3ha이상 영농규모에서 양파의 경우 2.28ha이상 규모에서 일관기계화의 생산비 절감 효과가 드러났다.
’14년 농업기계가격집에 따르면 밭농업기계의 경우 477개의 업체가 52기종, 1614개 형식의 기계를 판매하고 있다. 농기계 전체를 보면 1712개의 업체가 184기종, 9598개 형식의 기계를 내놓고 있다. 최 연구관은 밭작물 농기계의 기종은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지만 파종·이식과 수확 등 주요작업의 기계화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밝혔다.[도표 2] 


밭농업 현장과 농업인의 요구, 생산업체와 농업기계 현실도 불일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정밀기계를 필요로 하지만 생산업체는 아직은 현장의 요구를 해결하지 못하고 간단한 기계에 머물러 있으며, 농업인은 전자동기계를 원하지만 고가의 기계를 수용할 수 있는 현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밭작물용 농기계 개발을 통해 기계화율을 현 56.3%에서 2017년 65%로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기 위해 농기계 작업에 맞는 재배양식 표준화와 일관기계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늘, 양파, 콩, 인삼에 이어 ’14∼’15년 고구마, 조·수수의 일관기계화, ’16∼’17년 감자, 잡곡, 배추의 기술 개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고구마 일관기계화 현장 적응시험, 2조식 밭작물 정식기 개발, 수집형 자주식 두류 콤바인 개발, 밭작물용 트랙터 및 부착작업기 개발 등을 농촌진흥청이 단독으로 진행하거나 산업체, 대학과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한 실용화 단계에서는 파종∼수확에 이르는 일관기계화 기술을 주산단지에 보급해 현장실증시험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보급촉진을 위해 5ha미만 중소농가는 농기계 임대사업을 확충하고 5ha이상의 영농조합·법인은 올해 4개소, ’17년 30개소의 일관기계화 시범사업이 실시될  계획이다.




기계화에 맞는 재배양식과 농자재 개발
이중용 서울대 교수는 기술지도를 중심으로 밭작물기계화 성공 전략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다. 이 교수는 밭작물기계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명확한 연구개발 로드맵을 구성해 관련기관, 농기계업체, 농업생산자조합, 농업인 등이 공유하고 연구개발비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개발은 고추, 마늘, 양파, 무, 배추, 콩, 감자, 고구마, 잡곡 등 9개 작물을 중심으로 파종·이식·수확기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산학연 콘서시움 형태의 연구를 제안했다. 또한 실용화에 주안점을 둔 연구를 진행하고 일관기계화 시범사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계화에 맞는 재배양식의 보급과 기계화에 적용할 수 있는 농자재가 필수적이므로 연구개발 로드맵부터 밭기계 실용화의 전과정에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밭농업기계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정책의 콘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며 현 농식품부 농기자재산업팀을 과로 승격해 이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농업기계화촉진법에 근거를 둔 농업기계화정책심의회를 활용하는 방안과 현 밭농업기계화 T/F팀을 밭농업기계화위원회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농업기계화정책 추진시 농기계생산과 수출지원 담당, 관련 정부기관 등과의 심의를 통해 전반적인 기계화 사업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았다.


이와 함께 향후 10년간의 밭농업기계화는 밭농업기계 보급 지원, 보급을 위한 재배양식 단순화, 시법사업을 통한 실증적 홍보, 공동경영체 중심 지원, 상용화를 수행하는 업체의 연구개발 지원, 밭기반 정비와 병행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개발부터 정책금융지원까지 치밀한 전략 필요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기계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한 주제 발표를 했다. 세계 농기계 시장은 2013~2018년 동안 약 1500억달러에서 2100달러로 연평균 7%의 성장이 기대되며 비료나 농약보다 빠른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와 가까운 시장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중이 같은 기간 33.6%에서 46.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단일시장으로 1위로서 세계 시장의 20%가 넘는 44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는 160억달러로 세계 3위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 기타 나라들도 연평균 7.2%의 성장을 보여 약290억달러의 시장이 될 전망이다.


세계 농기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메이저 5대 대기업 등의 글로벌기업들이다. 이들 메이저 농기계기업들은 전략적인 제휴, 합병 등을 통해 시장을 확장하고 있으며 기술협력, 유통망 공유, 제조와 마케팅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방안을 구사하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자연재해 대응에 필요한 농기자재, 적기적작과 심경 등을 통한 생산성 증대에서 농기계 수요 증가 요인을 찾고 있으며, 농촌 노동력 부족 대응과 정밀농업의 필요성, 스마트농업을 위한 첨단 농기계 수요가 시장확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았다. 반면 환경친화적 농기계 수요 증대, 안전성과 편의성 강화 요구, 정밀 로봇농기계 수요 등이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현 국내 농기계시장이 외국 제품들에 의해 잠식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경종을 올렸다. 트랙터의 경우 외국산이 13% 수준대에 진입했으며 이앙기는 조만간 50%, 콤바인은 30%를 바라볼 정도로 사태는 심각하다. 종합적인 기술 수준에서 선진국에 못미치는 국산 농기계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정책적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토종농기계산업의 미래는 기약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밭작물농기계 연구와 개발, 도입에 있어서도 정부와 기업이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며, 한국 농기계산업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전략을 연구개발부터 정책금융 지원까지 치밀하게 구성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물을 농기계에 맞춰야 한다”
한편 패널토론에서는 밭작물기계화 촉진 임대사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신승엽 농과원 농업공학부 연구관은 “농기계임대사업이 단기임대에 치중해온 것에서 벗어나 좀더 많은 수요발생과 경제성 제고를 위해 장기임대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고 있으며 세부지침을 마련하는 대로 10월말 공청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승주 전국농기계담당공무원협의회장은 “농기계임대사업이 2003년에 시작해 12년이나 된 만큼 정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또 “1,000명이 넘는 농기계임대 업무 공무원이 다른 부서로 가고자 원한다면 임대사업의 발전이 없는 것 아니냐”며 “임대사업 공무원의 처우와 환경개선과 애로점 해결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홍종태 농진청 전문위원은 “농기계임대사업에서 점검·정비의 어려움, 사업지원 예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 맞는 밭작물기계를 구비하고, 저가 소형기계 위주에서 정밀 고성능기계도 구비하는 등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벼농사 위주의 들녘별경영체와 같이 밭농사도 규모화하여 단지를 조성하고 체계적으로 기계화하는 것도 밭농업기계화를 촉진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정수 농협중앙회 농기계은행팀장은 “2008년부터 해온 농기계은행사업을 통해 농기계임대와 농작업을 병행하며 농기계의 이용효율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농작업을 대행하는 현 92개 직영농협의 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며 “농기계은행사업과 지자체의 농기계임대사업을 연계해 밭작물 농작업을 담당하고 육묘, 경정지, 이앙, 방제(무인헬기) 등의 기계화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한편 “직영농협에서도 인력 수급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을 감안해 정부에서 병역대체나 외국인 노동자 채용 방안 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기열 식량원 박사는 “농기계를 작물에 맞추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작물을 농기계에 맞추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계의 한 부분을 바꿔 다양한 작물에 활용하거나 아예 기계 개발시 여러 작물에 범용하도록 하면 좋겠다”며 “경사가 15% 이상인 밭이 70%인 우리 실정에서는 경사지에서 로터리와 농작업을 할 수 있는 기계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농기계 생산업체 관계자는 농기계임대사업이 밭작물기계화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국내 밭작물기계의 수준을 높이고 영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세미나와 함께 24∼25일 100여개 농기계업체에서 개발한 220점의 농기계를 전시하는 행사가 열렸다. 경운 정지와 파종 이식, 재배 관리, 수확 운반 등 4개 분야로 선보인 전시·교육행사는 국내 밭작물기계의 현주소와 현장의 활용 방안을 가늠해보는 계기가 됐다.


이성복 sblee@newsam.co.kr
이은원
hiwon@news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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